지난 5월 페북 해커톤에서 같은 팀이었던 Wilfred 와 함께 게임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Penguin Saver!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플레이해 볼 수 있다. Open Camera를 한 뒤 화면을 누르면 시작되고 눈을 깜빡이면 점프할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fbcameraeffects/tryit/49432409779456
태어나서 처음으로 게임을 만들어 봐서 제작후기도 처음으로 남겨본다.
솔직히 이게 게임인가? 하면서 만들었다. 게임 디자인을 했고 코딩이라기 보단 로직을 구성했다. 만들어 놓고 보니 좀 심심해서 월초에 싱가포르 주롱 새 공원 펭귄관에서 만난 펭귄들과 서울숲 카페 무드랩에서 본 Antartica 전시회에서 본 펭귄 사진을 생각하면서 개러지 밴드로 게임 배경 음악도 뚝딱 만들었고,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펭귄의 점핑 무브먼트도 만들었다. 뿌듯했다! 이번에는 펭귄이 플라스틱 보틀을 뛰어넘어서 가족을 만나러 간다는 스토리였는데 다음 스테이지를 만든다면 갈라진 빙하를 점핑하는 거로 만들어보고 싶다.
#SparkAR 스튜디오 써 본 것도 재밌었다. 뭣보다 카메라 필터로 게임을 만들다니 미래를 앞서나가는 듯한 느낌이 꽤 근사했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html5 로 렌더되는 캔버스 앱이나 오큘러스에서 돌아가는 뭔가를 만들어 볼 수 있었을 텐데, 접근성 문제로 Spark AR로 만들자 한 건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다. 전세계 적으로 카메라 필터에 미친 (좋은 의미로) 자들이 많아, 커뮤니티가 매우 활발해서 활용할 수 있는 리소스가 많았다.
개발하는 그 자체 외에도 배운 점이 많았는데.. 윌프레드는 아프리카 루사카라는 도시에 살고 나는 서울에 살고 있어서 다른 타임 존에 있는데 장벽 없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던 부분이 새삼 놀라웠다. 우리가 아이데이션을 함께 하고 역할을 분배하는 과정, 하나 하나가 놀라웠다. 그건 아마 윌프레드의 탁월한 협업 능력 때문 아닐지. 준비하는 동안 줄곧 메신저로 이야기했고 비행기를 두 번 갈아 타고야 갈 수 있는 곳에 살지만 멀다고 느끼지 않았다. 우리가 원격으로 협업하는 경험은 페이스북의 비전과 커뮤니티 챌린지의 목적에 딱 들어맞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과 해커톤이 아니었음 이런 멋진 친구를 만나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시간 쪼개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데(!)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서브미션을 한 것 자체가 칭찬할 일이다. 커뮤니티 챌린지에 참가하자고 이야기한 건 7월 중순이었고 처음에는 전통 마스크 필터를 만들자고 했다가.. 물이 깨끗한 지 여부를 카메라로 디텍트해보자는 아이디어도 있었고 오큘러스로 뭘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흐지부지 되나 싶었으나 한개의 주말을 갈아 넣어 마감 이주일 전인 막판에 컨셉을 싹 갈아엎고 새롭게 완성했다.
텀블러를 쓰기는 해도 일회용품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고 페트병 물을 마시는 나이지만, 이런 게임을 통해서 환경보호에 관한 인식이 좋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글로 적어보니.. 좋은 것 투성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