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슬프지만, 슬퍼하지 않길 바라지만, 슬픈 순간이 찾아온다면, 온몸으로 슬픔을 맞이할밖에 달리 피해갈 방도나 도리가 없다.

슬픔을 공부하면 조금은 익숙해 질 수 있는 걸까.

온라인 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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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콜로 진행하는 회사 북클럽에 조인했다.

책벌레로서 혹시 책 읽는 사람 모임이 있잖을까 검색했다 조인해 목록에 나오는 책들 사보고, 슬랙 채널 스니핑하다 어쩌다 시간이 맞아서 참여해 봤는데 앞으로도 시간이 맞으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 채널에 코치님 81명이 들어와 계시는데 (코치가 아닌 사람은 나 뿐인 듯ㅋㅋ) 코치님들이 진행해서 그런지 역시 진행 역시 남다름.

마침 이 달의 도서는 얼마 전 읽은  Carol Dweck의 Mindset: How You Can Fulfill Your Potential이다. 보통의 많은 북클럽을 내가 꺼리는 이유는 시간이 길고, 심도 있는 토론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책을 요약하거나 너무나도 철학 수업처럼 흘러가는 진중한 방식 때문에 집중을 많이 하지 못하곤 하는데, 아래의 진행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아래에 좋았던 점을 메모해 둔다.

재밌는 질문으로 진행을 시작하고 미팅에 참여한 다른 사람을 지목한다.

다는 기억이 안 나지만, “내가 똑똑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지?” 에 관한 몇 가지 기억 나는 30초 정도의 짧은 대답들 “다른 사람에게 나의 경험이나 지식을 나누어줬을 때”, “연구했던 주제를 누군가 이야기하거나 멘션될 때, 내가 아는 내용일 때” 등. “나는 안경 끼면 똑똑하게 느껴져요.” 라고 말하며 “더 똑똑해 보이고 싶을 때 굵은 안경을 쓴다” 라고 하니 안경쓴 사람들 일동 모두 동감의 미소를 지었다. 라식 했지만, 안경 쓸 때 그런 기분이 들었다는 분도 계셨던 걸로. 잘 보면, 아무 말 대잔치 같지만 이 질문에 답하면서 계속 내가 대답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답변들에 순간순간 자주 공감하면서 집중하게 된다.

이어서, 퍼실레이터가 책의 챕터 별로 모인 사람들이 특정 주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책에서 작가가 꺼낸 새로운 생각이 내가 생각하는 방식을 어떤 식으로 바꾸었는지, 어떻게 적용해 보고 있는지를 나눌 수 있는 오픈 엔드 질문을 미리 마련해 둔다.

너무 빨리 지나가서 잘 기억 안 나지만 아래는 몇 가지 생각나는 질문들.

  • 실제로 내 삶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 사람을 볼 때, 배우는 사람 또는 학습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는지.
  •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실직, 거절을 당하는 등의 부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나서 자신을 루저라 생각한 적이 있는지? 그때 어땠는지. 이런 굴욕적인 경험을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었는가.
  • 줄곧 도전해보고 싶은 운동이 있었는데 운동 신경이 영 꽝이라 시도해 보지 않은 운동이 있는지? 어떤 운동인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 리더는 만들어지는 것인지? 타고난 것인지? 왜?

이 중 여럿이 돌아가며 길게 이야기하는 질문도 있었고 아무도 질문에 대한 답이 없어 스킵하는 질문도 있었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거 듣다가 바로 점프인 하기도 하고, 꼭 책 읽지 않아도 참여 가능.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임팩트있게 할 말하고 끝내고 못다한 이야기는 슬랙에서 계속한다.

그래서 결론, 온라인 북클럽 하고 싶다.

책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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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책을 읽니?” 책을 펼치면 친구들의 목소리가 귀에 맴돕니다. 처음에는 ‘내가 예민한가’라고 생각도 했지요. 어쨌든 교실에서 책 보기가 꺼려집니다. 스트레스 받은 것 같아요. 단지 독서를 좋아할 뿐인데…. 중학교 때는 교실에서 책을 읽는 친구가 1, 2명은 있었는데…. 고등학교 올라오니 쉬는 시간에 교과서, 참고서 외의 책을 보는 학생이 아예 사라졌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책 보는 저를 보면 신기하게 여기고 간혹 비아냥거리고 싶은 걸까요?

책을 읽는 습관을 갖지 못하고 학급의 다른 친구들을 비난하는 아이들에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어른에게 있지. 느리나 빠르나 남들이 아이들의 인생을 이러니 저쩌니 하는 통에 아이들도 똑같이 따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부모 세대나 자식 세대나 옛날에도 그렇고 요즘도 그렇지만 특정 시대에의 성공한 인생에 주눅이 들지 않으며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자기만의 길을 개척해 내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 기사에서 투쟁하지 않고 순응을 강요받는 아이들의 초상을 본다. 남들과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무언중에 가르침 받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 적은 수지만 아무 이유 없이 무언가를 싫어하는 감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또 한 번 놀랍게 한다.

책따를 당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편치않다. 책 한 권 읽는 데 이렇게 신경 써야 하는 시선이 많은 세상이라니. 투쟁 영역 확장은커녕 전투력조차 갖추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에서 항복하는 법부터 배우고 있겠구나. 측은하다.

워드프레스? 워드프레스!

블로그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 소셜 미디어의 시대죠! 이제 모든 역량을 소셜 네트워크에 맞춰야 합니다. 개인 브랜딩은 물론 기업 브랜딩을 위해서소셜 미디어는 도입은 필수죠, 그런데 블로그라니.. 너무 올드하지 않나요?

내 대답은 ‘아니오’ 이다.

 

정보를 퍼뜨리고 소비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RSS 리더를 통해 특정 글을 즐겨찾기하거나 내가 원하는 특정 관심사를 큐레이션 하기도 한다. 웹은 여러 형태로 진화하고 있고 웹과 로그는 사용자들이 보다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변화고 있다. 블로그도 예외는 아니다. 트랙백 보다는 소셜 댓글을 달기 시작했고 이를 가능케 한데 큰 공헌을 도구의 중심에는 ‘워드프레스’ 가 있다.

제작과 편집, 퍼블리쉬를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있게 했던 게 기존 블로그라면 워드프레스는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냈다. 콘텐츠를 정해진 틀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보다 동적으로 확산될 수 있으면서도 편리한 백업 기능을 제공해 콘텐츠 유통의 도구로서의 기능에 충실한 셈.

 

 

책 본문에는 단순히 소셜 네트워크, 구글 애드센스 설치, 플러그인 소개, 사이트의 최적화 등의 방법 단순 나열이 아니라 장점은 무엇인지 유의점 무엇인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변화 속도를 따라잡는 일은 녹녹치 않지만 다행히도 안내서가 많이 나와있어서 손쉽게 배울 수 있다. 예쁘게 다듬으려면 손이 많이 가지만 블로그가 예쁘서 자주 들어가 보고 싶으면 어쩐지 블로깅을 많이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내 워드프레스는 블로그 그 이상의 공간이 될 것 같다.

 

Do it! 워드프레스 웹사이트 만들기
이태원, 최동진 지음
이지스 퍼블리싱 · 23,000원

남자들에게

제목은 ‘남자들에게’지만 나는 여성에게 더 권하고 싶다.

어떤 남자가 매력 있는 남자이며 무엇이 남자를 매력 없게 하는가의 주제를 큰 줄기로 하여 옷가지, 식기, 선물 등의 자잘하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낸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성을 볼 때 맨 처음으로 뒷 목을 먼저 본다고 한다. 나처럼 목선을 보는 분이 계시다니 결코 내가 특이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싶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지만 탁월한 수필작가이기도 하다. 동양적인 감수성과 서양 문화의 이탈, 그리고 남성적이고 직설적인 문체는 물론 카이사르에 대한 동경부터 시작해 고대 해양 문명인 크레타, 에게 문명 등 거의 모든 분야를 깊이 고민하는 여자이니 필시 보통 여자가 아니기도 하고.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을 경험한 적이 있어 평생 고독하지 않다고 하니 대단한 여자다. 그렇기에 그녀는 남자들에 논할 권리가 충분하다. 그리고 그녀는 그저 그런 인텔리가 아닌 뭔가 있는 남자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탐닉한다. 남성 독자들에게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꾸기를 요구했다면 여성 독자에게는 어느정도 허황됨이 있다손 치더라도 ‘자기답게’ 사는 남성을 찾을 수 있는 혜안을 찾길 바랬다. 읽는 내내 당신은 스타일은 어떤 가졌나요? 하고 묻는 것 같았으니까.

스타일이 있느냐, 없느냐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그런 줄 아는 것이 스타일이다.

1 연령, 성별, 사회적 지위, 경제 상태 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2 윤리, 상식 등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
3 궁상스럽지 않을 것
4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인간성에 부드러운 눈을 돌릴 수 있는 사람
5 멋있는 사람(스타일의 참뜻을 알고있는 사람에게만 한정)

시오노 여사는 스타일을 드러내지 않아도 드러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이미 나의 스타일은 절반쯤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 없지만 그녀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나 스스로에 가장 강하게 요구하고 싶은 점이다. 나를 정의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 지는 것, 특히 “당신은 어떤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까?” 라고 질문했을 때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